A씨는 얼마 전 정말 가슴을 뛰게 하는 여자를 만났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고, 매일 2-3시간씩 통화합니다. 예쁘고, 착하고, 잘 맞고.. ‘이런 게 인연이다’라는 생각에 행복합니다.
하지만 딱 한가지만 떠올리면 그 행복감은 고민으로 바뀝니다. 바로 그녀의 식성 때문입니다. 그녀는 거의 매일 고기 위주로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아침에도 삼겹살을 구워먹는다나요. 채소를 너무 싫어하는데, 어쩌다 생것을 먹으면 풀냄새가 역해서 토할 정도라고 합니다.
A씨의 걱정은 채소를 너무 안 먹으면 채소의 맛을 느끼는 미각이 퇴화해서 평생 그 식습관을 고치기 힘들며, 유전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혼이라도 하게 되면 자신의 아이도 엄마의 식성을 닮을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그는 그녀와는 정반대로 육식보다 채식을 좋아해서 그녀의 식성과 조화를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20년 넘게 고기를 주로 먹어온 그녀에게 식성을 고치라는 것도 무리가 되겠지요.
물론 그가 그녀의 식성을 맞춰주는 것도 생각해봤습니다. 하지만 고기 위주의 식생활이 건강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그냥 받아주는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게 그의 결론입니다. A씨는 그녀에게 식생활을 고쳐보라고 할 참인데, 만일 그녀가 거절하면 어떡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식생활에 대한 남녀 생각을 들어보죠.
남성1: 고기가 자기 몸에 맞으니까 먹는 거고, 지금까지 아무 탈 없었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 식성까지 맞춰서 결혼하려면 인연 만나기 너무 어려울 것 같다.
여성1: 그녀 입장에서는 남자가 자기 식성과 맞추자고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사랑해서 건강까지 생각하는 거라는 마음이 전달되도록 하면 고치려고 노력은 해보지 않을까?
남성2: 사실 식성보다 중요한 게 식사예절인 것 같다. 내가 예전에 만났던 여자는 밥을 꼭 한숟갈씩 남기는 버릇이 있었다. 처음에는 배가 불러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게 아 니더라.
여성2: 풀냄새 때문에 토할 정도라면 고치기 어려울 것 같다. 내 주변에는 반대로 고기 굽는 냄새 맡으면 구역질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 마음대로 식성을 조절할 수 있다 면 고기만 먹고 살았겠는가. 야채를 안먹어서 걱정이라면 쥬스 같은 걸로 보충하는 방법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남성3: 다른 거 필요 없다. 그녀가 식성을 못 고치겠다고 하면 헤어질 건가. 그게 아니라면 그냥 이해하는 수밖에...
여성3: 결혼을 한다면 빅딜이 필요할 것 같다. 함께 살면 먹는 문제는 정말 중요해진다. 한 사람 위주로 밥상을 차리면 맨날 싸움날 것이다. 그러니 두 사람이 각자 자기 먹을 걸 준비하는 거다.
학벌, 집안, 경제력.. 남녀가 결혼상대를 찾을 때 처음에는 조건이 거창합니다. 하지만 서로 가까워지면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지요.
왜, 결혼한 후 치약을 중간에서 짠다고 싸우고, 양말 뒤집어 벗는 걸로 싸우고 한다잖아요.
식성이 다르다는 것을 생활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소하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같이 살 때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이 현격하게 다르면 문제는 심각해지지요.
사랑하니까 모든 걸 이해한다, 이렇게 정리하는 건 잠재적인 갈등요인으로 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결혼은 어떤 특별한 세계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일상입니다. 그래서 결혼의 행복은 사소한 일상에서 비롯되죠.
그런 작은 즐거움이 없는데, 어떻게 큰 행복이 있을까요.
이성미 결혼정보회사 선우 커플매니저, <아주 특별한 연애수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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