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를 만나고자 하는 소망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어찌 보면 상대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내 생각을 먼저 하는 것이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이다. 최근에 잘 만나는가 싶던 커플이 헤어졌다.
장거리 커플이었는데, 남성이 여성을 더 좋아했고, 그래서 기꺼이 꼬박 하루가 걸리는 그 먼 길을 왔다 갔다 했다. 하지만 여성은 그렇게 먼 길을 달려온 남성을 고작 1~2시간 만나는 정도였고, 심지어 다른 남성도 만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성은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이런 경우 제 3자가 봐도 남성에게 미안해해야 하는데, 여성은 “그 남자가 스스로 멀리서 날 보러 온 거지, 내가 오라고 했나? 그리고 어떻게 한사람 보고 결정을 하나, 몇 남자 더 만나는 게 잘못인가?”라고 항변했다.
여성 입장도 이해는 된다. 일반적인 상식, 사회통념, 이런 것보다는 자신의 생각이 가장 우선하는 것, 그것이 결혼이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나 좋으라고 하는 결혼인데, 내 행복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도 있다. 한국과 미국에 사는 40대 남녀가 있었는데, 남성이 미국에 가서 맞선을 봤다. 그리고 얼마 후 여성이 한국에 온다.
남성이 미국에 갔을 때 여성 집안의 대접이 극진했다. 그런데 여성을 맞아야 할 남성은 성의가 없고,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래도 먼 길을 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 남성은 “본인이 오겠다는데, 오지 말라고 하느냐, 만나면 어떻게 되겠지”라고 한다.
나로서는 참 답답하고, 딱하지만, 역시 나이가 들수록 자기 중심적인 경향이 심해진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뿐이다.
이 사업 하면서 32년 동안 분노하는 마음이 아마 천번도 더 생겼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참 좋은데, 한쪽이 싫다고 하는 경우가 왜 그렇게 많은지. ‘이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남의 일처럼 무심하다.
인간 본연의 심리와 부딪히고, 상식에 안 맞는 일도 허다하고, 그래서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그걸 참고 중간에서 중재하고, 설득해서 만나게 하고, 이런 일을 인생의 반 이상을 하다 보니 나도 거지반 마음을 비운 것 같다.
결혼을 누가 빨리 할까. 조건이 좋은 사람은 아니다. 만남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서 결정을 빨리 못한다.
결혼은 아무것도 모를 때 해야 한다는 어른들 말씀도 맞다. 나이가 들면서 자기 세계가 견고하고, 기준이 강할수록 기다림의 시간은 길어진다.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도 비교적 결혼을 수월하게 한다.
남녀관계는 서로 마음에 들어야 성사가 된다. 세상에 내 기준에 맞는 마음에 드는 상대가 왜 없겠는가. '
그런데도 결혼을 하기 어려운 것은 나 또한 그 사람 마음에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이지’라고만 하지 말고, 한 번쯤은 ‘그 사람의 마음’도 챙겨주는 배려와 포용의 마음을 가진다면 당신의 인생에 놀라운 변화가 생길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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