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커플매니저에게서 연락이 왔다. LA에서 샌디애고까지 매니저를 만나러 오겠다고 하는 아버님이 계시다는 것이다.
차로 9시간이나 되는 거리다.
선우는 모든 커플매니저가 재택근무를 한다. 회원 가입할 때 작성하는 프로필을 바탕으로 소개를 하기 때문에 별도로 만나서 상담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직도 일부 부모님들은 사무실에 와서 가입을 하거나 매니저와 직접 상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도장 확실하게 찍고 요구할 건 하고 싶어서다. 그렇게 안해도 다 반영이 되는데, 그래도 자녀 결혼이다 보니 신경쓰이는 부모 마음은 이해한다.
이 아버님 역시도 매니저를 꼭 만나보고 가입을 하신다고 했다는데, 매니저로서는 업무 원칙을 깨는 것도 그렇고, 그 멀리서 오신다는 것도 부담이 됐다.
매니저가 고민하다가 내게 물어왔다. 부모님 마음 편하게 해드리는 게 중요하니 원하시는대로 해드리라고 했다.
인생에서 누군가를 위해 9시간이나 걸리는 먼길을 나서는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왕복 하면 18시간이다.
내 경우에는 없다. 서너시간 기다리거나 이동한 적은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먼 길을 오고 간 일은 없었다.
이게 그 아버지 마음이고, 부모 마음이다. 그 노력과 성의에 경의를 표하고, 미국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에 다닌다는 그분 아들의 만남이 잘되기를 바란다.
확대해보면 미국에서 한국계 배우자 만남은 이렇게 진행된다. 한국은 70%, 미국은 80% 이상 부모님이 가입하신다.
자녀들은 싱글로 살아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인생 전반에서 보면 후회되는 일이다.
부모님은 그걸 알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이다. 그런 부모님 마음을 자녀들은 얼마나 알까.
최근에는 84년생 딸을 둔 부모님을 만났는데, 그분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다. 딸은 명문대를 나왔고, 직장도 좋은 엘리트다.
부모님도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좋은 집안이다. 부모님의 자랑이었던 딸이 지금은 걱정거리다.
딸은 몇 달전 소개를 받았고, 부모님은 그 사람과 잘됐으면 했는데, 잘 안됐다. 알고 보니 딸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결혼에 진지했던 남성은 결국 다른 여성과 결혼했다. 그 소식을 들은 부모님은 크게 실망하셨다.
여성 본인은 안된 이유를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는 나도 모른다.
회원기간이 끝났는데, 부모님은 재가입을 원하지만, 딸은 싫다고 한다.
말을 안들으니까 부모님은 내가 딸을 설득해주기를 바라셨다.
그래서 연락을 해보니 “결정사 통해서는 안만나겠다. 또 전화하면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부모님은 더 애써주기를 바라지만, 그럴 여력이 없다. 본인들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
85년생 여성도 비슷한 경우다.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선언을 했다고 한다.
이 분들은 아직 현실을 잘 모른다. 지금까지 모든 일에 성공했고, 결혼도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
공부도, 일도 노력했으니 성공한 것이다. 그런데 결혼은 노력도 안하고, 어떻게 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
부모님이 왜 걱정을 하는지, 현실이 어떤지 자녀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결혼은 그냥 저절로 되는 게 절대 아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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