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담에 ‘엎드려 절받기’라는 말이 있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상대로부터 억지로 얻어내는 것을 말한다.
상대는 생각지도 않는 것을 요구해서 대접을 받는 상황이므로 마냥 기쁘지는 않다.
남녀관계에서 엎드려 절받기는 어떨까? 누구는 자존심 상한다고도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해피엔딩이니 좋은 거 아닌가.
실화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이런 얘기가 있다.
「노부부가 이혼법정에 섰는데, 판사가 서로에게 불만이었던 점을 털어놓으라고 했다. 부인은 “평생 자기는 맛있는 닭다리 먹고, 나더러 살도 없는 닭날개 먹으라고 했다. 내가 닭다리를 얼마나 좋아하는데..”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남편은 놀라면서 “당신 닭날개 좋아한 거 아니냐? 나도 닭날개 좋아하는데, 당신 먹으라고 양보한 거다.”라고 했다.」
이 얘기의 핵심은 부부가 서로의 식성도 모른 채 상대의 호의를 오해했다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원망과 불만을 키웠다는 데 있다.
난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안타깝게도 너무나 비일비재한 이야기다. 그 이유는 뭘까?
상대의 마음이 내 것이기를 바라면서 정작 내 마음은 상대에게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는 내 마음을 다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나는 상대의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사귀기 시작한 커플이 있다. 여성은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의 계획은 이렇다. 크리스마스에 프러포즈를 받고, 내년 봄에 결혼을 하는 것이다. 그녀가 그 얘기를 친구에게 했다가 비웃음만 샀다고 한다.
“그 사람에게 그런 얘기를 했어?”(친구)
“프러포즈 받고 싶다는 얘기를 내 입으로 어떻게 해?”(여성)
“무슨 선물 받고 싶다거나 뭐 먹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프러포즈 받는 게
마음 먹은대로 되냐?”(친구)
“서로 마음이 통하면 되겠지. 느낌이란 게 있잖아.”(여성)
몇 번 실연의 쓴 잔을 맛본 적이 있는 친구는 그녀가 실망할까봐 걱정스럽다.
“그러지 말고 네가 원하는 것을 넌지시 얘기해봐.”(친구)
“결혼하고 싶다는 얘기를 먼저 하라고?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가볍게 보겠어?”(여성)
“만일 그 사람이 프러포즈 안하면 어떡할 거야?”(친구)
“사랑한다..를 입에 달고 사는데, 그럼 내가 뭘 바라는지 알아야 하는 거 아냐?”(여성)
“말 안하는 데 어떻게 알아? 넌 그 사람 마음을 다 알아?”(친구)
그렇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도 말 안하면 모른다. 그건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여자들은 그런 환상이 있다. 내 눈만 봐도, 내 표정만 봐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남자에 대한 환상 말이다. 물론 요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챙겨준다면야 “땡큐”다. 하지만 엎드려 절받기, 즉 말을 해야만 들어준다고 해서 그의 사랑이 모자라는 건 절대 아니다.
그래서 엎드려 절받기를 주저하지 말라는 거다. 남자가 사랑을 맘껏 표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멍석을 깔아주라는 거다.
엎드려 절을 받더라도 그 사람이 당신의 말대로 해준다면 그건 사랑하기 때문에 여자의 마음대로 해주려고 하는 거다. 그러면 된 거 아닌가?
괜한 자존심으로 그 사람이 당신에 대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 당신이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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