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J씨는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의 결혼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많다고 합니다.
“죄다 임신해서 결혼을 하네요. 전 확실한 사람이 아니면 그럴 용기가 없는데, 친구들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쩌다가 아이가 생겨 결혼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맞춰살기로 했다면서요. 과정이야 어떻건 결혼을 한다니 부럽기도 하지만, 좀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면도 있어요. 제가 너무 꽉 막혔거나 신중한 건가요?”
성에 대해 자유로운 시대에 살다 보니 요즘은 “혼수로 아이를 가져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혼전 임신이 많긴 하죠. 어차피 결혼할 사이라면 임신을 먼저 하는 것이 큰 문제가 안될 수도 있지만, 임신으로 인해 관계가 바뀐 것이라면 진정으로 서로를 원해서가 아니라 책임감 같은 것으로 결혼하는 것인데, 좋은 결정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어떤 분은 이런 말을 하시더라고요.
“너무 생각이 많아도 결혼결정을 못하겠어요. 어떤 사람과 결혼을 생각할 때 과연 이 사람이 결혼에 적합한지, 단점도 이것저것 보이고.. 아무튼 결혼을 하고 싶은 이유도 많지만, 반면 결혼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임신 같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결정을 하게 되니까요. 뭔가 결정하기 힘든 애매한 상황에서는 그런 결정적인 계기나 이슈도 필요한 것 같아요.”
임신도 그렇고, 그밖에 결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 결혼결정을 하는 것도 괜찮을까요? 그리고 과연 그런 결정에 후회는 없을까요?
여성1:
“내가 아는 언니는 30대 중반인데, 친구들은 다 결혼하고 혼자만 남아서 외롭 다고 노래를 하더니, 남자를 만나고는 성급하게 결혼결정을 하고 후회하다가 결국 헤어졌다. 결혼도 그렇지만, 너무 간절히 바라면 그것만 보이고, 그래서 좋은 선택을 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남성1:
“난 헤어지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등산을 하고 내려와서 산이 보인다고 할까? 친구들은 2-3달 만나본 시점에서 괜찮으면 밀어붙이라고 한다.”
여성2:
“선을 본 사람과 2달 정도 만났는데, 결혼얘기가 벌써 오간다. 난 시간을 두고 만나면서 결정하고 싶은데, 선을 봐놓고 왜 그렇게 뜸을 들이냐는 눈치다. 이렇게 결정하는 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은 좋지만, 더 만나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않 을까?
남성2:
”난 욱하는 성격인데, 그녀에게만큼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들키고야 말았다. 여자들이 이런 성격을 좋아할 리 없으니,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만나려면 그 성격 고쳐야 하는데...라고 말하는 것이다. 대범하게 받아들이는 걸 보고는 이런 여자라면 내가 이 못된 성격 고쳐서라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3:
”남들 앞에서는 굉장히 강하고 냉정한 사람인데, 나랑 있을 때는 의외로 약해 지는걸 보면서 ‘이 사람이 나를 믿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그가 프러포즈 한다면 난 받아들일 것 같다.
남성3:
”그녀가 주유상품권이 당첨되었다면서 자기 태워다니느라 돈 많이 들텐데, 이거라도 보태라면서 내밀때 그 마음씀씀이가 예뻐서 확 넘어갔다. 그리고 그 때 그렇게 결정한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사람 만나다 보면 의례적으로 하는 행동인지, 진심으로 하는 건지 느껴지니까.“
모든 면이 좋아서 결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더 좋은 사람을 찾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마음이죠. 그래서 떠나보내고 후회하기도 하고요.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게 우리들이지요.
그래도 분명한 건요. 그 어떤 불가항력적인 일이 있어도, 물론 누군가는 그것이 인연이고, 운명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주변적인 상황에 밀려 결혼결정을 하지는 마세요.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이웅진 (ceo@coup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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