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만남을 오래 주선하다보면 큰 틀에서 정리되는 것들이 있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것, 그리고 보편적인 다수에게 ‘총량 보존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오늘 좋았던 것이 내일 안 좋을 수도 있고, 오늘 안 좋아도 내일 좋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젊은 날에 인기 있던 '킹카'들이 있다. 한창 때는 여자를 많이 만나니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보면 기가 다 빠져서 노쇠한 모습을 보게 된다.
반대로 젊을 때는 여자를 많이 안 만났던 사람들이 나이 들어서 생생해서 바람 피우고 이혼하는 경우도 있다.
남녀관계에서는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다. 데이트할 때 좋은 경우와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는 차이가 있다.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집안의 남성이 있었다. 재단에 200억 이상 기부를 할 정도로 재력도 있었다. 남성은 사업을 승계할 예정이었다.
집안도 좋고 인상도 무난한 남성인데, 만남이 잘 안 되고 있었다. 남성의 이상형이 특이했다.
엉덩이가 예뻐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인상이 좋아도 엉덩이가 안 예쁘면 싫다고 했다.
하도 만남이 안 되어서 나는 결국 일부 여성 회원들에게 ‘엉덩이에 자신있는 분을 찾는다’는 연락까지 해야 했다.
내가 여자여서 다행이었지, 남자 커플매니저가 이런 얘기를 했다면 아마 큰 일이 생겼을 것이다. 일부 회원들은 클레임까지 걸었다.
만남 상대를 찾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고, 결코 성적으로 비하할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설명하고 해명한 끝에야 오해가 풀렸다.
'엉덩이가 예쁜 여자'를 만나면 학력이나 집안이 좀 떨어져서 아버지 마음에 안들고, 그렇다고 아버지 뜻을 따르자니 아들은 “마음에 안 드는 여자랑은 부부관계도 못할 것 같다”며 고집을 꺾지 않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렇게 2년에 걸쳐 여러 여성들을 소개했지만, 재력가 집안의 학벌 좋고 인상 좋은 이 남성은 아직 결혼을 못 하고 있다.
만일 이 남성이 여성의 엉덩이가 아닌 가정환경을 많이 봤다면 결혼했을 확률이 더 높았을 것이다. 이는 통계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커플닷넷이 결혼 성공자와 미성공자의 이상형 특징을 분석한 결과, 결혼 성공 남녀의 이상형 특징은 남성은 여성의 가정환경을 중시하고, 여성은 남성의 경제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결혼 미성공 남녀의 경우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중시하고, 여성은 남성의 성격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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